폐기물 이용 시멘트 공정의 유해성 논란에도 환경부는 사실상 ‘허용’
- 쌍용양회 영월 폐기물처리장 추진으로 폐기물 이용 논란 재점화
- 대기 중 유해물질 발생 논란에 대해 환경부에서는 관련 연구조차 없어
- 환경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려는 노력 필요
쌍용양회공업(주)가 영월 서강 산업폐기물처리장을 추진하며 폐기물을 원료로 시멘트를 생산하는 공정의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환경부는 이와 관련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장철민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대전 동구)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환경부 및 산하기관에서의 연구 중 시멘트 소성로에서 폐합성수지 등을 연료로 쓸 때 유해물질 발생 여부에 대한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시멘트는 석회석 원석에 점토, 규석 등을 섞은 원료를 소성로에서 유연탄을 이용해 2000도까지 태워 제조하는데, 시멘트 업계는 점토 대신 석탄재, 하수 슬러지 등의 활용을 확대하고,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유연탄 대신 폐플라스틱 등의 사용을 늘리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체율은 24% 정도다.
이로 인한 대기오염의 우려에 대해, 시멘트 업계는 2,000도 이상의 고열로 태우기 때문에 유해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환경부는 그 위험성에 대한 자체 연구없이를 해당 시설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는데 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단체들은 환경부의 모니터링 기준이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라며, 보다 적극적인 방지 대책을 요구하고 있으며, 주변 지역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멘트 업계는 앞으로 더 많은 양의 폐합성수지를 연료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쌍용양회 등은 폐기물을 연료로 하는 새로운 설비에 투자하고 있으며, 현재 관련 법령에 따르면 발열량 4,500㎉/㎏으로 제한되어 있는 대체연료 기준 하향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폐플라스틱량이 급증하고 있지만 마땅한 처리방법을 찾지 못하면서, 시멘트 업계의 폐기물 활용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의성 쓰레기산 문제에 대해 정부는 폐기물 처리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자 시멘트업계에 협조를 구했고 업계는 폐기물을 시멘트 연료 등으로 재활용해 5만7000t의 쓰레기를 처리했다. 코로나19의 영향 등으로 인해 향후 폐플라스틱 발생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폐기물 문제 해결 방안으로 폐기물을 시멘트 공정의 연료로 적극 활용하는 방안이 힘을 얻고 있다.
최근 인천시는 매립 대신 소각율을 높이는 ‘직매립 생활폐기물 제로’를 선언한 바 있다. 업계 주장대로 소성로에서 대체연료로 폐합성수지를 사용할 때 유독물질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환경부는 이를 활용하여 소각율을 높이고 장기적으로 직매립을 금지하는 정책을 추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수준의 단순 모니터링으로는 정책의 당위성을 확보하기 어렵고, 오히려 불명확한 근거에 기반한 정책으로 국민들의 불안만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
장철민 의원은 “쓰레기 매립장 자체도 문제지만, 폐기물 소각을 통한 대기환경피해에 대해 여전히 논란이 있다.”며, “환경부가 서둘러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장기적으로 직매립 금지라는 정책의 당위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