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낙동강 녹조기간, 고도정수 후 공업용수 권고 수질인 4등급 이하 58일간 공급
5등급 수질 물 38일 공급, 고기도 살 수 없는 ‘죽은 물’ 판정 6등급 물도 11일 공급
박재호 의원 “먹는 물 대책, 중요한 민생과제. 정부나서 낙동강 취수원다변화 지속 추진해야”
부산 시민은 올해 여름 낙동강 녹조 발생기간 중 58일 동안 공업용수로 써야 할 물을 식수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농업용수로도 부적합한 수질인 5등급 이하 낙동강 원수를 생활용수(식수 포함)로 공급한 기간도 38일이나 되었다.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부산 남구을) 의원이 부산시에서 받은 ‘물금 및 매리 취수장 주변 수질등급’ 자료(별첨2)에 따르면 ‘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별첨1)에서 공업용수로 쓸 것을 권고하고 있는 4등급(약간 나쁨) 이하 수질의 원수로 정수한 수돗물을 총 58일간 공급받았고, 고기가 살 수 없는 죽은 물이라고 보는 매우나쁨 (6등급) 물도 11일이나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낙동강을 상수도원으로 사용하는 대구의 매곡 및 문산 취수장의 경우는 5, 6등급을 기록한 날은 없었고, 7월에만 4등급 수질이었다. 낙동강의 상류와 하류의 수질이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별첨3) 부산은 낙동강 원수 취수 비율이 90%이고, 대구는 70%이다.
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이 정한 수질 및 수생태계 상태 기준을 보면 총 6등급으로 수질을 나누고 있다. 이 중 1, 2, 3등급까지만 생활용수(식수 포함)로 사용을 권고하고 있다.
수질 중 4등급 물은 ‘농업용수나 고도정수처리 후 공업용수’로, 5등급 물은 ‘특수한 정수처리 후 공업용수’로, 6등급 물은 ‘용존산소가 없는 오염된 물로 물고기가 살기 어렵다’고 해설하고 있다.
부산광역시가 최악의 녹조 상태의 낙동강 원수를 정수해서 식수로 공급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낙동강 원수 취수율이 90%이고, 물을 저장하는 저수시설이나 대체 상수원이 사실상 없기 때문이다. 낙동강은 대규모 환경 오염사고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부산광역시는 한국수자원공사에 매년 180억원이 넘는 원수구입비용을 지급하고 있다. (별첨4) 올해도 9월까지 120억 8천만원을 지급한 상태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마실 수 없는 낙동강 원수를 공급하고도 코로나19 원수대금 감면, 수질차등지원금, 정수처리비용 명목으로 30억원 정도만 감면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댐용수공급규정’에 따라 수질차등에 따른 지원금이 규정돼 있지만 조류경보가 시행된 날 원수구입비의 10%만 지원한다. 이 제도마저도 21년부터 시행되었다. 부산시는 매년 180억원에 구입한 낙동강 원수를 700억원을 투입해 고도 정수하여 매일 약 1백만톤씩 부산시민에게 공급하고 있다.
부산광역시는 녹조 대량 발생 등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심층 취수탑 건설’(22년 용역예산 확보), ‘공기부상제거시설 도입’, ‘화명정수장 중염소 도입’ 등을 준비하고 있지만, 근원적인 대안은 문재인 정부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한 ‘취수원다변화 정책’의 지속 뿐이다.
하지만 올해 지자체 선거 이후 대구와 구미간 상상 협약이 이미 파기되었고, 경남과 울산의 메가시티 탈퇴 선언도 취수원다변화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작년 6월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가 심의·의결한 취수원 다변화 방안에는 경남의 황강 복류수, 창녕 강변여과수를 개발하여 부산시에 42만톤을 공급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박재호 의원은 “먹는 물보다 중요한 민생문제는 없다. 공업용수를 먹을 수밖에 없는 부산시민의 고통은 시급하고 중요한 민생과제”라며 “장기적으로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정책은 계속 추진되어야 하고, 단기적으로는 시급히 국비를 편성하여 낙동강 녹조 대응 시설을 보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박 의원은 “한국수자원공사는 4등급 이하 원수를 공급하면 구입비를 탕감하는 것이 맞고, 부산시도 4등급 이하 물이 공급되면 시민들에게 알려 주의를 당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재호의원은 10월 4일부터 시작되는 22년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국조실을 대상으로 낙동강 수질 문제를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