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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평화비전회의 기조연설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평화비전회의 기조연설

 

 

일시 : 202229() 오전 10

장소 :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

 

일반적으로 직함이 길면 힘이 없습니다. 헌법에 나와 있는 기관 중에서 이름이 제일 긴 것이 민주평화통일정책자문회의가 있습니다. 거기 사무총장이 있는데 다 합치면 17자가 됩니다. 제 직함이 국가비전국민통합위원회 공동위원장 겸 총괄중앙선거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되어있습니다.

 

오늘의 주제가 평화입니다. 동방정책을 수립한 서독 총리 빌리 브란트라는 분이 대단히 표현의 압축성, 아름다움, 이런 측면에서 놀라운 분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처칠 다음으로는 그분 아닌가 생각합니다. 평화에 대해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평화가 모든 것은 아니다 평화가 모든 것이 아무것도 아니다.” 영어로 하면 이렇게 됩니다. “Peace is not everything, but without peace everything is nothing.”

 

강화도에 교동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강화도의 서쪽 끝입니다. 거기서는 바다 건너 황해도 땅이 손에 잡힐 듯이 보이는 곳입니다. 교동은 긴 시장이 있습니다. 거기에는 90세 넘은 노인들까지 실향민들을 중심으로 동네가 형성되어있습니다. 거긴 늘 북한의 도발에 불안해하는 삶을 살아오신 분들인데 문재인 정부 들어서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전 국민의 관광지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거기 가서 이북땅을 바라보는 것이 관광 행위 중에 하나가 되어있습니다. 말하자면 평화의 맛을 국민들이 만끽하는 곳이 되어있습니다.

 

제가 정부에서 일할 때 강화군수님이 저에게 그런 부탁을 했습니다. “총리님, 보십시오. 사람들이 어마어마하게 밀려오는데 주차장이 모자라서 안 되겠습니다. 주차장 땅은 준비해놨으니 돈을 더 주십시오.” 그래서 도와드렸습니다. 주차장 면적이 두 배 내지 세 배로 넓어졌습니다. 나의 꿈을 위한 평화, 그런 것입니다.

 

우리가 평화라는 것은 있을 때는 공기처럼 당연하게 느끼지만, 조금만 그 평화가 위태로워지거나 불안해지면 금방 느낍니다. 못 견뎌 합니다. 그래서 평화를 지키는 것, 평화를 만드는 것 이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합니다. “Peace keeping is peace making.” 평화야말로, 다른 분야는 최고지도자가 직접 하지 않고 전문가들에 맡기거나 소관부처에 맡겨도 됩니다. 그런데 평화야말로 최고지도자의 결단이 꼭 있어야되는 분야입니다.

 

그래서 대선을 앞둔 이 시점에 우리가 어떤 지도자들의 지도력을 판단할 때 평화에 대한 태도, 생각, 말이 어떤 것인가 잘 봐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함부로 말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 안 됩니다. 평화가 아니더라도 지도자들은 내 말이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일반인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상대측에게는 어떻게 받아들여질까까지 고려해서 발언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고려가 결여돼 있어 몹시 걱정스럽습니다. 이 한미 관계가 가장 좋았던 시대를 김대중-클린턴 시대라고 부릅니다. 한일관계가 가장 좋았던 시대도 김대중-오부치 시대라고 말합니다. 김대중 대통령이라는 걸출한 지도자가 우리 정통 우방 국가와의 관계를 가장 양질의 좋은 상태로 만들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클린턴 대통령을 만나서 북한에 대한 당신의 인식을 설명했고, 그 설명을 듣자 클린턴 대통령이 앞으로 운전석에는 김 대통령이 앉으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운전석론이 거기서 나왔습니다. ‘내가 운전대를 잡겠다고 말한 것이 아니라 클린턴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당신이 운전대에 앉아야겠습니다라며 그 두 분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만들어낸 걸작이 1999년에 나온 페리 프로세스입니다. 인터넷에 찾아보면 페리 프로세스에 대해 김대중 프로세스 또는 임동원 프로세스라고도 불린다는 표현이 붙습니다. 말하자면 한미 합작품이었습니다. 그것이 실현되지는 못했습니다. 2000년에 미국에서 정권교체가 됐기 때문입니다. 갑자기 클린턴 대통령에서 아들 부시 대통령으로 넘어갔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당시 임기 중에 미국 대통령이 바뀌니 새로운 대통령을 설득하느라 아주 애를 먹었습니다. 아들 부시 대통령이 서울에 왔을 때 설득하고, 그 설득을 김대중 대통령이 훗날 죽을 힘을 다해서 설득했다고 말했습니다. 아들 부시 대통령이 그날 충분히 이해했는지, 아니면 지쳐서 그랬는진 몰라도 알았다고 그랬습니다. 설득당하는 작업을 그만 끝내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김대중 대통령은 알았다면, 우리가 같이 가야할 곳이 있습니다라며 모시고 갔습니다. 그러한 설득력, 역량, 논리, 신념 이런 것들을 지도자들이 갖췄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평화에 관해서라도 말입니다. 평화야말로 지도자의 결단 없이는 안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조금 전에 홍영표 대표께서 문재인 정부 초기부터 북한의 도발, 그리고 그 도발 속에서 어떻게 우리가 평화를 이루었는지 말씀해주셨습니다. 20175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셨습니다. 북한이 미사일을 계속 쏘아댔습니다. 조금 뜸한 시기에 베를린 방문을 준비했었습니다. 그리고 이른바 신베를린 선언’, 김대중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한 것이 베를린 선언이고, 문재인 대통령께서 2017년에 베를린에 가서 하신 것이 신베를린 선언입니다. 5대 제안을 넣었습니다. 주된 내용은 북한의 체제를 담보한다, 그 대신 비핵화를 하자는 취지입니다. 그렇게 잔뜩 준비해놨는데 또 북한이 미사일을 쐈습니다. NSC를 급히 소집했습니다. ‘베를린 선언 이대로 가도 좋으냐, 북한이 저렇게 미사일을 쏘아대는데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NSC에서 두 가지 의견이 나왔습니다. ‘북한에 대한 강력한 응징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런 마당에 평화를 제안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우려됩니다.’ 안보 사이드에선 그런 의견이었습니다. 반대로 아닙니다. 그래도 우리는 평화 의지를 밝히고 예정대로 베를린 선언을 발표합시다통일 사이드에서 그랬습니다. 양쪽이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맨 마지막 발언을 저에게 시키시곤 했는데, 제가 앞부분은 국민들도 안심시켜야 되고, 국군통수권자로서의 위엄같은 것을 나타낼 필요도 있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앞부분은 도발 자제를 촉구하고, 만약에 그러지 않을 경우엔 우리도 대응할 것이라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시면서 북한이 도발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러한 평화노선을 준비하고 있다며 뒤에다 원래 준비하셨던 신베를린 구상을 붙여서 발표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정말 그렇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출발 직전에 또 미사일을 쐈던가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그 동해에서 우리가 군사 대응 조치를 했습니다. 그때 대통령께서 그 지시를 하시면서 이런 말씀을 주셨던 것을 기억합니다. “신문 제목에 무력 시위하고 나가는 거죠?” 이렇게 물어보셨습니다. 그렇게 비춰지기를 원하셨던 것입니다. 제가 이 말씀을 드리는 것은 지도자의 언어가 평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상대측에는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이것까지를 고려하는 발언들이 있었으면 좋겠고, 좋은 사례로서 제가 DJ와 문재인 대통령에 관한 말씀드렸습니다.

 

선제타격론, 그 설명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그렇게 말했을 때, 우리 국민이나 상대측이 어떤 느낌으로 받아들일까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충분치 않은 것입니다. 다른 사례도 많은데 일일이 다 지적하지 않겠습니다.

 

우리 민주당이 대한민국 정당 중에서는 그래도 가장 일관되게 평화를 추구해 온, 그리고 고민해 온 정당입니다. 민주당의 자랑스러운 역사의 하나입니다. 그 평화라는 것은 대단히 어렵고 민감합니다. 그 노력을 민주당이 계속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민주당다운 일이고, 민주당만의 책임입니다. 그런데 너무 틀에 박히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요즘 북한이 계속 미사일을 쏩니다. 이런 일이 있으면, 우리 사회 한쪽에서는 바깥세상을 향해서 대화하자는 신호일지 모른다이렇게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고, 한쪽에선 무작정 군사 도발이다. 혼내줘야 한다.’ 이렇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는데, 그 둘 뿐일까 싶습니다.

 

저는 북한 리더십 입장에서 다른 여러 가지 고려도 있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을 좀 유연하게 생각하는 면이 좀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대화도 하고 싶을테고, 내외를 향해서 군사력을 과시하고 싶기도 하겠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꼭 도발이냐, 대화 촉구냐, 둘 중의 하나만일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여차할 경우에는 그냥 이대로 독자적으로 계속할 수도 있다.’ 그것까지를 감안하는 것은 아닐까. 예를 들면 그런 것을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우리는 집권하면 5년 가지만, 북한 최고지도자는 평생 가잖습니까. 그러면 그 기간 동안의 국가 또는 그 이후까지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을 것 아닙니까.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너무 우리의 북한 관찰자들 또는 정부가 너무 이렇게 경직된 방식으로 북한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저는 간혹 합니다.

 

18판문점 선언’, ‘평양 선언후에 우리 정부와 민간의 조사단이 북한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북한의 철도와 도로를 조사하러 갔었습니다. 연결 사업을 위한 기초조사를 했는데, 그때 다녀오신 분들이 재밌는 얘기를 들려주셨습니다. 그냥 공식적인 제안이기보다는 그쪽 관계자들하고 우리 쪽 실무자들 사이에 이런 대화가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 새마을호 정도 기차 하면 어떤가?” 하고 물었더니 아닙니다. KTX급은 돼야죠”. 이렇게 얘기했다고 합니다.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우리가 생각하는 북한과 북한 스스로 생각하는 북한이 다를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우리가 북한한테 무엇인가를 지원한다 또는 무언가를 제공하겠다고 했을 때 마치 동생은 이미 나이를 먹고 성인이 돼서 담배도 피우고 싶고 술도 마시고 싶은데, 형은 , 과자 사줄까?” 이렇게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등등의 조금 유연함을 새롭게 가져야 할 시기가 되지는 않았는가 생각합니다.

 

원고가 굉장히 어렵게 쓰여 있어서 이해를 못 하겠다 싶어서, 뒤집어놓고 제가 두서없이 이런저런 얘기를 했습니다. 우리 이런 활동은 대선 기간이 아니라도 누군가는 계속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서동윤 의원을 포함해서 여러 동지들께서 기왕에 시작하셨으니 앞으로도 계속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02229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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