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인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오염수 원내대책단 위원 브리핑] 그동안 국민 건강과 생명을 정치논리에 활용한 윤 대통령님, 기시다 총리 만나면 무엇을 약속할 겁니까?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오염수 원내대책단 위원 브리핑
□ 일시 : 2023년 7월 6일(목) 오후 1시 30분
□ 장소 : 국회 본청 원내대표 회의실
■ 그동안 국민 건강과 생명을 정치논리에 활용한 윤 대통령님, 기시다 총리 만나면 무엇을 약속할 겁니까?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바다 방류의 안전성과 관련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하고, 인체나 환경에 대한 영향은 매우 적다”며 일본 정부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앞선 중간보고서에서도 바다 방류의 안전성과 관련해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밝혀왔으니 이런 결론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차례 이번 여름 안으로 핵폐수 방류를 시작하겠다고 공언해온 일본 정부로서는 날개를 단 셈입니다. 일본은 보고서를 근거 삼아 자국 어민들과 국제사회를 향한 막바지 설득 작업에 나설 것입니다.
일본 정부와 IAEA는 ‘과학’을 내세우지만 답변되지 않은 중요한 질문이 여럿입니다. 최소 30년 이상 방류가 예상되는데, 잦은 고장으로 논란이 됐던 다핵종제거설비의 과부하 등 향후 우려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런 보고서에 기대 방류를 용인하는 것은 국민 건강을 도외시하는 무책임한 태도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원전업계 전문가들은 후쿠시마 오염수가 기준치 이하니 방류해도 안전하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인류는 수백만 톤의 핵오염수를 이런 식으로 수십년 간 방류해 본 경험이 없습니다. 장기적으로 후쿠시마 앞바다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 쉽지 않습니다. 정부-여당의 입장에선 ‘아직 알려지지 않은 위험’을 강조하는 행위가 ‘괴담’으로 비칠 것입니다. 그러나 오염이 한번 발생하면 회복되거나 복구하기 매우 어려우며,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마셔도 죽지 않는다’는 걸 강조하는 태도는 무책임한 태도입니다. IAEA는 자신들의 보고서가 일본의 요청에 따라서 일본이 제공한 자료를 근거로 만든 것이고 오염수 해양 투기를 권장하거나 승인하는 것은 아니며 보고서를 이용한 결과에 대해서 IAEA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사실상 발뺌했습니다. 예측이 어려울 때는 보류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일본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달린 일이므로 방류를 좀 더 신중한 검증이 끝날 때까지 방류 결정을 최소한 6개월 이상 보류해야 합니다. 윤 대통령은 이를 기시다 총리에게 강력히 촉구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안한 국민을 설득하지 못한 우리 여당이 IAEA를 천군만마로 환영하는 꼴이 한심할 따름입니다. 그동안 브리핑에 나서며 일본 정부가 할 일을 발 벗고 대신해주던 정부는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윤 대통령은 묵묵부답인 상태입니다.
윤 대통령의 오염수 문제와 관련한 직접적인 발언은 지난 5월 한일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 시찰단 합의를 발표하면서 "과학에 기반한 객관적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전부였습니다. 앞서 3월 방일 때 윤 대통령이 '오염수 해양 방류 문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해나가겠다'고 말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지만 대통령실은 부인했습니다. 그 후 수 개월이 지났지만 윤 대통령이 오염수 방류에 관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려진 게 없습니다.
기시다 총리가 다음 주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의 안전성과 감시 시스템 등을 윤 대통령에게 직접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방침이라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위안부 문제, 강제동원 문제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요구하지 못하면서 저자세 외교를 이어온 윤석열 정부를 보며 혹여 앞으로 무슨 문제가 발생하더라도‘한일 관계 개선’라는 두루뭉술한 명분 아래 아무런 요구도 못하고 피해는 오롯이 국민이 감당하게 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앞섭니다.
윤 대통령에게 묻습니다. IAEA가 시료 분석도 끝나지 않은 보고서를 갖고 설득하고 있는 이 때에 기시다 총리를 만나면 무엇을 약속할 겁니까? 당당하게 방류 중단을 선언할 수 없습니까? 무엇이 걱정입니까? 혹시 한미 동맹 강화, 한-미-일 협력 관계 강화의 연장선에서 이번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바라보고 있는 것 아닙니까? 결국 일본 오염수 방류는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본 정부가 원하는 바대로 오염수 해양 방류를 진행하도록 해주는 것이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지요?
국민 건강과 맞물린 사안에 정치·외교적 고려를 앞세우는 것은 금물입니다.
대통령과 정부에 촉구합니다. 오염수 방류 초읽기에 들어간 지금, 절규하는 국민들의 불안과 공포를 읽어야만 합니다. 국민들은 지금 대한민국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피해가 예상될 때 일본 정부에 무한 책임을 요구할 자세가 되어있는지를 물어보는 것입니다. 윤 대통령은 침묵을 깨고 국민의 우려에 귀 기울여주십시오.
2023년 7월 6일
더불어민주당 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