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6차 정책조정회의 모두발언
□ 일시 : 2023년 7월 6일 오전 9시 30분
□ 장소 : 국회 본청 원내대표회의실
■ 박광온 원내대표
일본이 한일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나왔습니다. IAEA 보고서를 바탕으로 후쿠시마 핵물질 오염수를 버리기 전 단계에서 이해 당사국과 대화를 통해서 양해를 구하려는 그런 행보로 보입니다. IAEA는 자신들의 보고서가 일본의 요청에 따라서 일본이 제공한 자료를 근거로 만든 것이고, 오염수 해양 투기를 권장하거나 승인하는 것은 아니며, 보고서를 이용한 결과에 대해서 IAEA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사실상 발뺌을 했습니다. IAEA 보고서가 후쿠시마 핵물질 오염수 해양 투기의 보증서가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분명히 한 것입니다. 국민의 85%가 반대하는 사안에 대해서 윤석열 대통령은 이제라도 국민의 뜻을, 반대하고 있는 국민의 뜻을 정확하게 일본에 전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국민들은 그렇게 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대통령의 제1의 책무이기 때문입니다.
런던 협약과 런던 의정서는 해양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서 폐기물의 해양 투기를 금지하는 각 국가가 이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를 점검하고 논의하는 국제 협약입니다. 우리나라는 1997년 런던 협약에 가입했고, 2007년에는 런던 의정서에 가입했습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10월에 영국에서 열린 제44차 런던 협약과 제17차 런던 의정서 당사국 총회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해양에 방류될 경우 해양환경과 생태계, 주변국 국민의 건강과 안전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해양수산부는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비롯한 여러 나라가 우리 정부의 입장에 공감을 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반년만에 정부 입장이 180도로 바뀌었습니다.
정부에 촉구합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하는 것과 함께, 올해 열릴 예정인 런던 협약과 런던 의정서 당사국 총회에서 후쿠시마 핵물질 오염수를 환경 문제로 의제화하고 쟁점화하기 바랍니다. 전문가들은 일본의 행위가 해양 투기로 해석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런던 협약과 의정서 체계 안에서 이 문제가 지속적으로 논의될 수 있도록 외교력을 총동원할 것을 강력하게 정부에 요청합니다.
민주당은 오늘 저녁 일곱 시부터 내일까지 17시간 동안 우리 당 국회의원이 모두 참석하는 후쿠시마 핵물질 오염수 해양 투기를 저지하기 위한 비상행동에 돌입합니다. 17시간은 민주당의 절박하고 절실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 원자로가 냉각 기능을 상실한 뒤에 완전한 ‘멜트다운’까지 17시간이 걸렸습니다. ‘멜트다운’은 원자로의 노심이 녹아내려서 치명적 방사능 물질이 격납 건물을 뚫고 밖으로 방출되면서 막대한 피해를 불러오고 원자로가 회생 불능의 상태에 빠지는 것을 말합니다. 핵물질 오염수가 바다에 버려지면, 국민의 안전이 ‘멜트다운’에 빠질 수 있다는 이 우려를 대통령과 정부, 국민의힘에 강력하게 경고하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17시간 동안 우리 정부가 IAEA 사무총장에게 최종 보고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일본 정부의 오염수 투기를 공식적으로 반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습니다. 민주당이 우리 바다와 국민 안전의 ‘멜트다운’을 막아내겠습니다. 모든 역량을 결집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윤준병 원내부대표
후쿠시마 핵 오염수의 해양 투기를 저지하는 일이 국민 안전과 어민 생계의 근원적인 보호대책입니다. 지난 4일 국제원자력기구가 일본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 투기계획이 안전기준에 부합하다는 ‘답정너’ 격의 최종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우리 정부는 기다렸다는 듯이 IAEA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반겼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 최종 보고서를 근거로 해양 투기의 정당성을 주장하면서 해양 투기의 시계를 앞당길 것입니다. 그러나 핵 오염수 해양 투기가 시작되면 태평양 바다는 물론 해양 생태계가 핵 방사선 물질로 오염되는 것은 자명합니다. 바닷물로 아무리 희석해도 방사능 핵종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오염된 바다에서 생산되는 수산물 또한 핵 방사선 물질로 오염되기 때문에 이를 생계로 이어가는 어민들, 오염된 수산물을 섭취하는 국민들이 입을 피해는 가늠조차 어렵게 됩니다. 런던 협약 등 국제법이 핵물질의 해양 투기를 금지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후쿠시마 핵 오염수의 해양 투기를 저지하는 일이 바로 국민의 안전과 어민생계의 근원적인 보호대책인 것입니다. 어떤 이유로도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핵 오염수 해양 투기는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핵 오염수가 정말 안전하다면 해양 투기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해양 투기를 강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국제원자력기구는 설비 점검도 하지 않고 일본이 제출한 자료에 따라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일본 정부에 강력히 경고합니다.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 투기 추진을 당장 중단하십시오. 윤석열 정부에게도 촉구합니다. 국민 안전과 어민의 생계보호를 위해 일본 정부의 해양 투기 추진 중단을 명확히 요구하고, 국제해양법재판소에 대한 제소와 잠정조치 청구에 즉각 나서십시오.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 투기의 안전성을 제대로 검증받기 전에 일본 정부가 독단적으로 해양 투기를 강행한다면 우리 정부는 즉각 일본산 수산물 전체에 대한 수입을 금지해야 합니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 투기를 시작하면 후쿠시마 현을 비롯한 8개현 앞바다뿐만 아니라, 일본 해역 전부가 핵 오염수로 오염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본산 수산물의 전면 수입 금지가 바로 국민 안전과 어민 생계보호에 차선책이 될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조속히 일본산 수산물 전체에 대한 수입 금지 방안을 마련하길 촉구합니다. 민주당도 일본산 수산물 전체를 수입 금지하는 내용 입법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중간착취 방지법’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합니다. 노동자 임금은 제때 일한 만큼 줘야 한다는 말은 너무도 당연한 말이지만 정작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노동시장의 이중구조와 간접고용, 비정규직 차별 등은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핵심적인 문제 중 하나입니다. 특히 파견 용역 등을 비롯한 간접고용 노동자들은 고용 불안정과 낮은 임금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구조적으로 불안정한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지위를 악용해 임금을 중간에서 착취하는 문제가 심화되면서 노동시장의 왜곡이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용역 파견업체는 원천과 사업계약을 맺고 정해진 인건비를 받지만 노동자들에게는 근로계약서 상의 임금, 대개는 최저임금만 줍니다. 일은 노동자가 하고 대가는 파견업체 등이 착복하는 잘못된 구조가 지속되는 한 노동시장 문제해결은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용역 파견업체가 원천이 준 노동자의 몫을 가로채지 못하게 막는 보호 장치의 제도화를 시급히 서둘러야 하는 이유입니다. 여야 의원들이 다양한 보호 장치를 입법안으로 담아 국회에 제출한 상태입니다. 국민의힘에 촉구합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임금 중간착취를 뿌리 뽑는 데 적극 동참해 주실 것을 촉구합니다. 346만 명으로 추산되는 간접고용 노동자들이 온전한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합시다.
■ 오기형 원내부대표
심각한 세수 결손 대책 마련을 촉구합니다. 그저께 정부의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이 발표되었습니다. 현재 정부는 정확한 상황 인식, 적절한 대책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데 과연 제대로 하고 있는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상반기 경제성장률은 1%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서민들은 고금리 또 여전히 높은 물가에 고통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금주에 발표된 하반기 경제운용 정책 방향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실망스럽습니다.
첫째, 추경호 부총리의 말로만의 ‘상저하고’ 더 이상 현실이 아닙니다. 그동안의 상황 인식이 너무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하반기 경제운영 정책 방향 관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물가가 2%대로 내려오면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고, 실업률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안정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무역수지도 흑자로 전환되었다고 자화자찬했습니다. 그러나 물가 상승률 하락은 지난해 2분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 원자재 가격이 폭등했던 것에 따른 역 기저효과입니다. 농산물과 석유류 등을 제외한 물가는 아직도 4%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고용 증가 원인을 분석해 보면 취업자 증가의 대부분이 60세 이상 고령층입니다. 청년층 실업문제는 여전히 심각합니다. 6월 무역수지 흑자는 수입이 감소되면서 달성된 ‘불황형 흑자’입니다. 정부의 현실 인식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공감할지 의문입니다.
대부분의 경제 지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개선된 지표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1년 동안 경제 운영에 대한 반성과 평가는 보이지 않습니다.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양극화 현상은 더 심화되는데 이에 대한 해결책도 뚜렷이 보이지 않습니다. 당장 시급한 것은 역대급 세수 결손과 그 대책입니다. 올해 5월까지의 국세 수입은 작년 대비 약 36조 원이 줄었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연말까지 약 50조 원 규모의 세수 결손이 예상됩니다. 이는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 정부 무능의 결과입니다. 정부는 작년에 법인세 최고세율 3%포인트 인하를 비롯한 다양한 감세 정책을 주장하였습니다. 감세로 인한 경기 부양과 낙수 효과의 논리였습니다. 그러나 경기는 그렇게 살아나지 않았습니다. 올해 역대급 세수 결손이 발생하자 정부와 여당은 ‘법인세 인하 등의 조세 개혁은 잠정 연기가 불가피한 것 아니냐’라는 말 바꾸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조세 정책 방향을 재검토해야 합니다. 심각한 세수 결손이 발생한 상황에서 법인세 인하 등의 감세 정책을 계속 추진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감세를 외치다가 돈이 부족한 정부가 현재 대규모 예산 불용을 계획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쯤이면 24년 세수 예측을 시작해야 할 시점인데, 아직도 정부는 공식적으로 23년 세수 재추계의 결과를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그 결과를 가을에 내놓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연초부터 큰 세수 결손이 발생했는데 정부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국 현재 정부가 선택한 것은 대규모 예산 불용 아닙니까? ‘본인들 마음에 들지 않는 사업에 대해서는 불용처리하고 국회와 논의는 최대한 미루겠다’ 이런 것 아닙니까? 예산의 심의 확정은 국민과 하는 것이고,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 고유 권한입니다. 장관과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서 예산을 마음대로 쓰고 안 쓰고, 폐기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규모 세출 추경에 대해서 논쟁할 수 있지만 세입 감액 추경은 불가피하다’ 이런 지적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추경호 부총리가 ‘추경은 없다’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말로인해 무능에 이어 무대책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여당도 이 상황을 무책임하게 방관하지 말고 추경 논의에 대해서 보다 적극적이고 책임 있게 참여하기를 촉구합니다.
■ 민병덕 원내부대표
카카오톡 쇼핑에서 선물하기 해보셨습니까? 네이버나 11번가 선물하기 보셨습니까? 모바일 상품권 얘기입니다. 이것을 기프트콘이라고 부릅니다. 선물을 받으면 기분이 좋죠. 그런데 과연 소상공인인 가맹점주도 기프트콘을 결제 받으면 기분이 좋을까요? 기프트콘을 받은 소상공인이 지급해야 되는 수수료가 6%~11%입니다. 그 가맹점주가 신용카드 수수료는 1%~1.2%인데, 기프트콘으로 결제를 받으면 그 수수료가 6% 내지 11%라면 이것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것 아니겠습니까? 그 정산주기도 최장 45일에 이릅니다. 신용카드가 불과 며칠인 것에 비하면 정산주기가 너무 길지 않습니까? 제품 가격이 올라도 기프트콘 차액금은 소상공인이 부담해야 한다고 합니다.
어느 한 카페 가맹점 사장님은 본인 평균 영업이익이 8%~12% 수준인데, 본사 모바일상품권 수수료가 9% 이상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손님이 계산할 때 기프트콘을 내밀면 숨이 턱 막힌다고 합니다. 또 다른 어떤 가게 사장님은 모바일상품권 매출이 전체 매출의 절반에 이른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 높은 기프트콘 수수료의 구성 요소가 어떻게 되는지도 전혀 알려주지 않고 있습니다. 불공정한 수수료 구조에 대한 개선, 그리고 이것이 독점 플랫폼의 횡포 아니겠느냐며 국회에서 조사를 해달라고 합니다.
모바일 쇼핑 금액이 현재 6조 3,528억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카카오 선물하기가 3조 9,000억에 이른다고 추산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성장한 모바일상품권 시장에서 더 이상 가맹점주들만 손해를 보는 지금의 상황은 불공정을 넘어서 이미 생존의 문제에 이르고 있습니다. 저희 더불어민주당은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감내하고 있는 이러한 불합리한 구조를 파악하고 개선하는데 온힘을 쏟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송기헌 원내수석부대표
오늘도 카르텔 하나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카르텔이라는 것이 평소 끼리끼리 인간관계를 맺어서 자신들만의 리그를 만들어놓고 그 리그 안에서 이권과 자리를 나눠갖는 것이 바로 카르텔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금 윤석열 정부에서 각종 기관에 낙하산 인사로 내려온 검사들을 보니까 10명이 넘는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사람을 보니까 한국수자원조사기술원의 비상임감사로 와있는 신동국이라는 분은 여주지청에서 근무했던 분입니다. 여주지청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청장으로 근무했던 곳입니다. 한국산업원의 사외이사로 가 있는 이석환이라는 분은 대검 중수2과장으로서 노무현 대통령을 수사했던 사람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중수부에 있었습니다. 같은 중수부라는 것입니다. 예금보험공사의 상임감사인 김태철 씨는 장모 최은순 씨의 요양병원 불법급여 수급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입니다.
이 정도면 서로 끼리끼리 그들만의 리그를 이루고 있다가 좋은 자리를 나눠갖는 전형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참고로 예금보험공사 상임감사는 연봉이 2억 3,859만 원입니다. 꽤 좋은 자리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윤석열 정부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려고 하면 이런 카르텔부터 먼저 해소하는 것이 가장 우선해야 될 일이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루빨리 이 검사 카르텔을 해소하기를 다시 한번 충고합니다.
■ 김성주 정책위 수석부의장
민주유공자법을 심의하던 법안소위에서 국민의힘이 퇴장하고 보훈부 차관도 국민의힘 지시에 따라 나가버리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7월 4일 정무위원회 법안소위 도중입니다. 윤한홍 간사가 ‘자, 퇴장해. 일방 처리니까 퇴장하라고.’, 강민국 의원 ‘부처도 다 빠져.’, 윤한홍 의원 ‘다 나가. 일방 처리 안 돼.’, 이 말에 따라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모두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고, 보훈부 차관을 비롯한 수십명의 공무원들이 우르르 따라 나가버렸습니다.
저도 국회 몇 년간 경험을 갖고 있지만, 국회 상임위 도중에 정부 부처가 일어나서 퇴장하는 경우는 처음 봅니다. 이것은 국회 무시를 넘어서 국회 모독이고, 최근에 정부 부처 공무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으름장에 따라서 정치적 중립이라고 하는 기본적인 원칙마저도 버리고 일방적으로 여당 따라하기를 하고 있지 않느냐, 심각하게 우려합니다.
국민의힘이 민주유공자법에 반대하는 표면상 이유는 사회적 합의를 거치지 않았다, 대상이 특정되지 않았다, 깜깜이 심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민주유공자법 수정안에는 민주화 보상법에 따라 사망, 행불, 부상을 당한 사람으로 대상을 특정했고, 국가기록원 자료는 입법이 되어야 제공할 수 있는 것이며, 국회 논의 자체가 사회적 합의 과정입니다. 결국 국민의힘의 심의 거부는 민주유공자법을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바탕에는 민주화운동이 무슨 애국이냐 하는 인식이 깔려 있고, 또 정파적 이해가 작동하는 것입니다.
국민의힘은 민주유공자법이 민주당을 위한 법이라고 착각합니다. 민주당 의원 누구도 민주유공자법의 수혜자가 아닙니다. 앞으로 필요하다면 우리는 선언할 것입니다. 국민의힘은 사회적경제법처럼 '사회'자가 들어가면 사회주의 법이고, '민주'자가 들어가면 민주당 법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아마도 민주를 싫어하는 DNA가 있는 것입니다. 뉴라이트의 필독서 ‘반일종족주의’의 심취자들은 1919년 상해임시정부 수립을 대한민국의 출발로 보지 않고, 1948년 이승만 정부 수립에 정통성을 부여합니다. 이 시대 인식에 의하면, 자랑스러운 독립운동 역사는 지워지고 맙니다. 최근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호국을 이유로 백선엽의 친일 행적을 지우려 합니다. 항일의 역사를 지우고, 친일의 역사를 복권하고 싶은 것입니다. 독재를 옹호하고 미화할 수는 없으니, 민주화운동을 국가 유공의 기록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민주유공자법은 네 차례 심의가 있었지만, 제대로 된 논의가 이루어진 적은 없습니다. 지난 2023년 3월 9일 정무위원회 법안소위, 첫 번째 민주화유공자법이 심의되었을 때입니다. 유의동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입니다. 이 법안은 더 논의가 필요하니까. 제정안이잖아요. 분량이 너무 많잖아요. 그런데 오늘 시간은 제한되잖아요. 일단 오늘 이렇게 연 것 정도로 하시고.’라고 논의를 중단하자고 합니다. 이에 대해서 김종민 소위원장이 ‘아니 이제 이야기한지 10분밖에 안 됐는데 벌써 그만둬? 유 의원님, 이것 정말로 어렵게 합의해서 상정되서 토론 시작한 건데.’라고 답답해 합니다. 상정 자체를 반대해서 심의를 못 하게 하고, 일단 심의에 들어가면 어떻게던지간에 논의에 못 들어가게 시간을 끌어서 막상 논의에 들어가려 하면 이제 저녁시간 됐다고 끝내자고 하고, 논의에 들어가면 법안의 내용에 대해서 토론하는 것이 아니라 왜 이런 법을 다루느냐, 남민전 사건을 민주유공자로 예우하자는 거냐, 부산 동의대 사건도 포함되냐, 이런 이미 법에서 제외되어 있는 내용조차도 하는 것입니다.
고의 기피와 지연전술은 국민의힘의 전매특허입니다. 국민의힘은 모든 것을 정쟁으로 만들어버리는 뛰어난 능력이 있습니다. 민주유공자법은 왜 만드는가, 보훈은 독립, 호국, 민주의 세 기둥으로 이루어집니다. 독립이 안중근, 윤봉길 의사의 거사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국내, 해외에서 지하운동과 무장투쟁을 끈질기게 벌인 결과이듯이, 민주화도 4.19와 5.18로 완성된 것이 아닙니다. 수십 년에 걸쳐서 수천, 수만, 수십만의 사람들의 희생과 노력을 거쳐서 민주주의를 쟁취하게 된 것입니다. 87년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된 고문 희생자 박종철, 노태우 6.29 선언의 직접적 계기가 된 최루탄 희생자 이한열 등 민주화 공헌자들은 단순히 희생자일 뿐 유공자가 아닙니다. 지난 2020년 박종철과 이한열의 부모 등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여했지만, 정작 박종철과 이한열은 민주유공자 예우법이 제정되지 않아서 공을 기릴 수 없었습니다. 민주유공자법은 박종철과 이한열 등 민주화에 기여했다고 국민들이 인정하고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분들을 유공자로 선정하여 예우를 해 주자는 것입니다. 돈이 들어가는 것도 아닙니다. 특혜를 받는 것도 아닙니다. 국민의힘이 반대할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박민식 장관이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하자고 했으니, 이번에는 피하지 말고 제대로 논의해 봅시다.
2023년 7월 6일
더불어민주당 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