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국 원내대변인 서면브리핑
■ 알맹이 없는 ‘호들갑 대잔치’ 하반기 경제정책, 자조의 목소리만 나옵니다
어제 정부가 땜질해 내놓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하반기 양극화정책방향’ 아니냐는 자조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옵니다.
김진태 지사가 불 지른 유동성 위기를 틀어막느라 때늦은 50조를 쏟아 붓고는 “복합경제위기에 적극 대응했다”는 유체이탈식 화법을 첫 장부터 선보였습니다.
“노동·교육·연금 3대 구조개혁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라는 기적의 논리는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주 69시간제 도입, 일타강사 세무조사 등을 똑똑히 지켜본 국민에 대한 기만입니다.
“물가·고용 등 민생지표는 비교적 양호”하다는 눈속임은 지겨울 지경입니다. 서민 체감물가 지표, 급증하는 ‘취업포기’ 인구는 쏙 빼놓고, 생활고에 내몰린 고령층 임시직 증가로 밀어올린 실업률 지표를 내세웠습니다.
“여성·고령층 경제활동 참여가 크게 확대됐다”고 자찬하지만 정부 스스로 포퓰리즘이라 비난하던 노인 직접일자리로 통계를 틀어막고, 20~40대 청년고용절벽은 교묘하게 가렸습니다.
중국 경제의 “리오프닝 효과가 예상보다 부진했다”며 애써 담담한 척하더니 또 “하반기 개선을 예상”한다는데 근거가 무엇입니까?
하반기 경기의 핵심인 수출과 내수 개선을 인디언 기우제 지내듯 빌고 있는 ‘샤머니즘 정부’의 모습에 시장은 불안합니다.
정부가 “반도체 회복”의 주문만 외고 있을 때 중국은 반도체 원료인 갈륨·게르마늄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혼비백산할 정부의 모습에 국민은 벌써부터 피로합니다.
대통령은 이제야 수출대책회의를 주재하겠다며 대단한 결심이라도 한 듯 발표했습니다. 수출 부진에 시장이 흔들리고 성장률을 1.4%로 슬그머니 낮출 동안 어디서 무엇을 했습니까?
민간소비 회복의 근거로 제시한 ‘양호한 고용상황’, ‘누적된 저축’, ‘소비심리 개선’은 전형적인 사상누각입니다. 소득으로 원리금 상환도 못하는 가계대출자가 전체의 8.9%에 이릅니다. 빚 갚느라 쓸 돈이 없다는 ‘한계 국민’이 정부의 눈에는 보이지 않습니까?
정부소비 전망치는 꽁꽁 감췄습니다. 다른 나라들은 투명하게 공개하는 정부소비 성장률 전망치를 숨기기 급급합니다. 정부가 전망을 숨기는데 하반기 경제정책을 어떻게 믿습니까?
40조 세수펑크에도 하반기 재정집행에 문제없다는 정부의 말은 허세에 불과합니다. 대책은 눈을 씻어도 보이지 않고, ‘세계잉여금 활용 방안’은 민주당이 추경 근거로 제안한 바 있습니다. 예결위 여당 간사가 “제발 정신 좀 차리라”며 비난한 것을 정부는 대책이라고 들고 나왔습니까?
게다가 정부는 9월초에나 세수 재추계 결과를 공개한다고 합니다. 7월 부가세 신고와 8월 법인세 중간예납까지 마치고 하는 올해 세수 추계가 결산이지 추계입니까? 지난 5월 세간의 우려에도 “국민들이 한 치 앞도 못 보냐고 비판한다”는 이유로 재추계를 거절한 정부답습니다.
서민경제의 뇌관인 가계 부채와 한계 기업에 대한 대책은 성의마저 없습니다. 주저앉은 가계와 기업에 추심을 자제하고 화상으로 도산을 상담해주겠다는 수준의 대안을 침소봉대했습니다. 금리 인상기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차주에 대한 지원책을 찔끔 내놓았습니다.
올해 모태펀드 예산을 40%나 삭감할 때는 언제고 민간벤처 모펀드를 조성하는 법을 만들겠다고 합니다. 전 정부가 요금을 안 올려서 나라가 이 지경이 됐다고 할 때는 언제고 공공요금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겠다고 합니다. ‘윤석열식 내로남불’을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지경입니다.
일평생 기소하는 일만 하다 대통령이 되었으니 잘 모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운전대를 잡았으면 끊임없이 보고, 듣고, 묻고, 생각해야 합니다. 평소에 접하지 못했더라도 서민과 어려운 사람들 곁에 서야 합니다. 대통령은 지금, 그렇게 하고 있습니까?
2023년 7월 5일
더불어민주당 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