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민주당

주철현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저지대책위원 브리핑

□ 일시 : 2023년 7월 4일(화) 오후 2시

□ 장소 : 국회 본청 원내대표 회의실

■ 우리 정부가 자체적으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우리바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과학적으로 검증할 의지가 있습니까?

지난 5월 한-일 정상회담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검증을 위해 우리 측 시찰단을 파견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우리 정부가 자체적으로 검증할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시찰단이 일본으로 출국하기 4일 전인 5월 17일, ‘시찰단이 직접 오염수 시료를 채취할 수 없어 검증 실효성에 의문이 크다’는 지적에 대해, 국무조정실장은 “이미 채취한 시료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3개 실험실과 회원국 중 일정 기준을 갖춘 4개 나라(미국·한국·프랑스·스위스)가 공유해 교차 검증하고 있는데, 한국만 (시찰단이) 가서 시료를 별도로 채취해야 한다고 요구하기에는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고, 앞서 5월 12일에도 국무조정실과 외교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우리나라가 처리수(오염수)를 채취하겠다고 하면 국제원자력기구 등 국제기구의 신뢰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답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윤석열 정부는 이미 시찰단이 일본에서 제공하는 정보만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온갖 핑계를 대며 시료를 자체적으로 확보할 노력조차 하지 않았으며, 특히 ‘오염수’가 아니라 ‘처리수’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일본 정부와 IAEA 검증단의 검토 결과를 그대로 따르겠다는 굴종적 태도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6월 대정부질문에서 일본정부와 IAEA의 검증이 “과학적으로 안전성이 검증되었을 때만 방류를 용인하겠다”는 취지로 수차례 답변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국무조정실은 지난 6월 20일 후쿠시마 오염수 정부브리핑에서 “ALPS가 성능이 개선되어 현재는 1차 처리 단계에서도 거의 대부분이 기준치 이하로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이를 뒷받침할 공식적인 근거 자료를 전혀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학적’이라고 판정할 수 있으려면 최우선으로 보편성이 확인되어야만 함에도, 윤석열 정부는 일체의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 극히 비과학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오히려 ‘과학적 검증’이라는 말을 남용하고 국민을 속이고 있는 겁니다.

IAEA는 ‘일본의 계획과 요청’에 따라 ‘오염수 해양 방출을 전제’로 이뤄지는 검증인 만큼, 중립성 측면에서 근본적인 약점을 지닐 수밖에 없습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 역시, 일본이 오염수 해양 방출 계획을 발표하기도 1년여 전인 2020년 2월, 오염수 해양 방출이 “기술적으로 가능하고 국제 관례에도 부합한다”라며 지지의사를 표명한 바도 있습니다. IAEA는 원자력발전과 사고 처리에 대해서는 위험과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거나 최소화될 수 있도록 각 국가에 일종의 ‘컨설팅’과 ‘지원’을 제공해주는 역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결국 원전의 위험과 불확실성으로부터 국민을 지키는 일은 각 국가가 스스로 판단할 몫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IAEA 국제검증단에 우리나라 전문가가 참여하여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시, 직·간접적 검증을 통해 우리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확보했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해서 참여하는 전문가는 원자력 안전분야이며 방사능 물질 분석 및 평가 분야 전문가일 뿐입니다. 오염수 해양투기는, 30년 가까이 130만톤이 진행될 예정인데, 유해핵종이 걸러졌다 해도 100%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오랜 세월 지속적으로 방류했을 때 해양생물에 어느정도 축적되는지, 그리고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이런 장기간, 대규모 방류 자체가 인류 역사상 최초의 사건이기 때문에, 지금 불확실한 데이터로 막연하게 훗날 어떠하리라 추정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완전하지 못하다는 것이 전문가들 견해입니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원자력 및 방사성 안전분야 전문가는 물론, 해양식물과 수산생물 등 해양·수산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을 구성해서 후쿠시마 오염수로부터 우리 바다에 미치는 불완전한 요소가 단 1%라도 있는지에 대해 치밀하게 분석하고 검증해야 합니다.

어느 한 시점에 바닷물 속 오염물질의 농도가 얼마 이하로 낮다고 말하는 것은 그 자체로 과학적 사실이지만, 원전 오염수를 수십년에 걸쳐 바다에 버려도 괜찮은가 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 생태계 영향 등 또 다른 과학의 문제도 따져봐야 하고, 장기간에 걸친 핵 오염수 대량 해양투기는 전례 없는 정치 외교적 사안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해양 투기되는 원전오염수가 100% 안전하다는 보장이 없고, 단 1%라도 위험 가능성이 있다면, 우리나라 정부는 국민을 위해 그것을 막아내야 할 헌법상 의무가 있습니다.

비록 오염원인자는 일본정부이며 후쿠시마 원전이지만, 해양 투기로 인해 우리바다가 단 1%라도 피해는 없는지에 대한 과학적 검증을 우리 정부 스스로 해야 합니다.

일본이 핵 오염수를 바다에 내다버리는 것을 막지 못한다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 이전에, 원전 오염수의 해양투기 사실 그 자체만으로 우리나라는 막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먼저 우리 해역의 바닷물과 수산물, 그리고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강화해야 하는데, 여기에 상당한 세금과 행정력이 투입됩니다. 또 우리 어민과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감과 국론 분열은 수치로 환산할 수 없는 막대한 비용 낭비이고, 수산물 소비위축으로 인한 수산업계의 궤멸 위기는 그 피해 복구 비용이 얼마나 될지 짐작조차 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해양환경 보전 및 활용에 관한 정책의 기본방향과 추진체계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해양환경보전 및 활용에 관한 법률」(약칭 해양환경보전법) 제3조는 “국가는 해양오염 및 해양생태계 훼손을 예방하고 해양환경을 적정하게 보전ㆍ관리ㆍ활용하기 위하여 필요한 계획과 시책을 수립하여 시행할 책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특히 제7조는 “국가는 오염물질이 해양으로 유입되는 것을 사전에 예방하고 오염물질의 해양에의 배출ㆍ처분 등으로 인하여 해양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시책을 마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오염물질의 해양 유입 사전 예방을 국가의 의무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윤석열 정부가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사전 검증은 대통령의 재량으로 판단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 현행 법률이 명시하고 있는 법적 의무입니다. 또한 오염물질을 바다에 유입시킨 것이 국내 법인이 아니라, 일본, 즉 인접 국가라고 해서 우리 정부가 이를 사전에 예방할 법적 의무를 면하는 것도 아닙니다.

오염수 해양투기가 안전하다고 강변하고 있는 일본 정부이지만, 바다 방류를 결정한 2021년 4월부터 자국 수산업 피해에 대한 대비책을 준비해 오염수 방류로 발생하는 피해에 대한 배상 등을 위해 총 800억엔(한화 약 7,500억원)의 기금을 마련했습니다. 물론, 이 마저도 일본 수산업계와 어민들을 설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해 윤석열 정부의 해수부는 예상되는 피해규모도 추산하지 못하고, 이에 맞는 실효적 대책도 세우지 못하고 있어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

제주연구원은 해양투기가 되면 수산물 소비 감소 폭이 연간 수산물 생산량 전체 매출액인 8조에서, 46.5%인 3조 7,200억원이 급감하며 절반 가까운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또한, 앞서 말씀드렸듯이, 우리 해역의 바닷물과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기 위해 상당한 세금과 행정력이 투입되어야 하고, 우리 어민과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감과 국론 분열은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막대한 비용 낭비이며, 수산물 소비 급감에 따른 수산업계의 궤멸 위기로 인한 피해는 그 비용이 얼마나 될지 짐작조차 되지 않습니다.

이미 우리나라의 어업현장은 어획량 감소와 유가·전기요금 인상으로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어가의 평균 어업소득이 2017년 2,669만원에서, 2021년에는 37%나 감소한 1,960만원대를 기록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 원전 오염수 130만톤 이상을 30년 동안 바다에 버리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수산업과 어민들에게 돌아가 우리 수산업은 완전히 붕괴되고, 어촌지역의 소멸도 현실화될 것입니다.

해수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에 대응한다며 올해 3,693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는데, 수산물 비축 목표는 2022년 1만 3천톤에서 2023년 3만 2천 톤으로 확대하는데 그쳤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수산물 생산량 규모가 연간 약 380만톤에 달합니다. 결국 1%도 안되는 3만 2천톤을 올해 수산물 비축 목표를 잡은 것인데, 이런 미미한 목표치로는 가격 지지를 위한 실효성이 전혀 없는 수준입니다.

또한, 수산업 생산분야 외에도 수산물 가공, 유통, 외식업 등 소상공인과 수산업 전후방 연관산업 및 해양관광 분야 등 해양과 관련된 전후방 산업 전체로 그 피해가 확대될 것이 뻔한데 이에 대해 윤석열 정부는 고민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원전 오염수의 해양 투기가 임박했음에도 우리 정부가 국민의 불안요소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뒷받침할 예산 편성 등 실질적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헌법과 법률이 명시한 의무를 방기하는 것입니다.

“IAEA가 괜찮다, 문제없다”고 하더라도, 우리 정부가 자체적인 과학적 검증을 시도하고 반드시 관철해서, 정말 일본과 IAEA의 설명이 타당한 지 구체적 근거 자료를 국민들 앞에 제시해야 합니다.

특히 우리 정부가 대변해야 할 대상은 일본이나 IAEA가 아니라 우리 국민, 특히 우리 어민을 비롯한 수산인들이라는 점을 분명히 자각해야 합니다. 가해자인 일본 정부에게는 아무 말도 못하면서, 타당한 의혹을 제기하는 국민과 야당에게 오히려 “괴담을 유포한다”고 협박하는 것은, 결코 제대로 된 정부가 아닙니다.

윤석열 정부에 묻습니다.

과연 우리 정부가 자체적으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우리 바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과학적으로 검증할 의지가 있습니까?

2023년 7월 4일

더불어민주당 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