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영 원내대변인 브리핑
□ 일시 : 2023년 6월 22일(목) 오후 2시
□ 장소 : 국회 본청 원내대표회의실
■ 정부는 어떤 방법으로 도쿄전력에 대한 신뢰를 확보할 계획입니까?
‘과학’의 문제만큼 중요한 것이 ‘신뢰’의 문제입니다.
설사 ALPS 설비의 설계와 성능이 완벽하다고 전제한다고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ALPS 설비를 성실한 운영자가 설계대로 투명하게 운영할 것’이라고 신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신뢰는 ‘감시 시스템’을 통해 확보되어야 합니다.
국내에서도 때마다 환경부의 보도자료가 나옵니다. 폐수 배출시설 운영자들이 오염물질을 처리하는 방지시설을 제대로 운영하지 않는 사례들을 수십, 수백 건 적발하여 행정처분을 했다는 내용입니다. 처리시설을 거치지 않고 몰래 배출하는 가지배관(bypass)을 만들어 무단방류하거나 비용을 아끼기 위해 처리시설 효율을 떨어뜨려 오염물질을 제대로 걸러내지 않고 방류하는 등 비양심적 행태의 유형도 다양합니다. 이런 꼼수를 쓰다가 걸리는 기업에는 종종 국내 일류 대기업들도 포함됩니다.
이 기업들이 성능 좋은 처리시설을 만들어놓고도 제대로 운영하지 않다가 적발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오염물질을 제대로 처리하려면 그만큼의 비용이 들기 때문입니다. 제대로 처리하려면 막대한 에너지가 들어가고, 필터나 촉매 등 고가의 물리·화학적 수단들이 투입됩니다.
도쿄전력은 어떨까요? 스스로 언급한 30년의 기간 동안, 방사능 물질 처리설비를, 설계대로, 성실하게, 거짓 없이, 운영할 것이라고 우리가 신뢰할 수 있습니까? 어떤 근거로 신뢰할 수 있습니까?
도쿄전력은 일본 현지에서도 이미 매우 깊은 불신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사고 당시 핵연료 노심이 녹아내리는 노심용융(멜트다운)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은폐했다가 2달 뒤에야 인정하고 5년 만에 사죄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2013년 ALPS 시운전을 시작한 후 불검출 수준으로 오염수를 정화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지만, 2018년 후쿠시마 지역 언론의 폭로로 1차 처리된 오염수 농도가 실제로는 여전히 해양 방출 허용기준보다 높다는 것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도쿄전력은 그 보도 이후에서야 1차 처리한 오염수에 백혈병, 골수암 등을 유발하는 스트론튬90이 기준치보다 최대 2만배 높게 검출되는 등 삼중수소 이외에 여러 방사성 핵종이 포함됐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ALPS가 삼중수소를 제외한 거의 모든 방사성 핵종을 제거할 수 있다고 주장해오다가, 탄소14를 거르지 못한다는 사실을 3년 전에야 처음으로 인정했습니다.
심지어는, 후쿠시마 원전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삼중수소를 감지하지 못하는 선량계를 사용해 오염수가 안전한 것처럼 눈속임 홍보를 한 전력도 있습니다.
이 정도로 신뢰를 잃어버린 기관이 앞으로 30년 이상의 기간 동안 ‘성실한 운영자’가 되어줄거란 기대를 가지려면, 그에 걸맞은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제시되어야 합니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제시하는 그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은 무엇입니까? 우리 정부는 그 계획을 제대로 확인한 바 있습니까? 있다면 설명해주시기 바랍니다.
수차례의 거짓말로 신뢰성을 잃어버린 기관에 대해 확신을 가지려면, 적어도 IAEA나 이해당사국들이 설비 가동상황과 배출 오염수의 안전 여부를 앞으로 30년간 수시로 불시에 확인하고 정기적으로 재검증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할 것입니다.
지난 대정부질문에서 한덕수 총리는 ‘안전기준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우리가 그것을 감시해야 한다’고 답했지만, 정작 ‘어떻게 감시할 수 있는지’는 아무 설명이 없었습니다.
정부에 묻습니다. 정부는 어떤 방법으로 도쿄전력에 대한 신뢰를 확보할 계획입니까?
2023년 6월 22일
더불어민주당 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