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민주당

이소영 원내대변인 브리핑

□ 일시 : 2023년 6월 19일(월) 오후 3시

□ 장소 : 국회 본청 원내대표회의실

■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동의하면서 WTO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 유지할 수 있습니까? 그 근거는 무엇입니까?

정부는 지난 6월 16일자 일일브리핑에서,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는 별개의 문제라며, 한국 정부의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가 해제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나 후쿠시마 바다의 방사능 위험성을 근거로 수산물 수입금지를 하는 한국의 입장과 오염수를 방출하더라도 후쿠시마 바다는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일본의 평가는 양립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별개의 문제가 결코 아닙니다. 

1. 2013년 대한민국 정부의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는 WTO 위생검역협정(SPS) 5.7조에 따른 ‘잠정조치’ 입니다. 

위 협정 5.7조는 잠정조치를 취한 회원국(대한민국)이 객관적인 위험평가를 위하여 필요한 추가정보 수집을 노력하도록 하고, 이에 따라 합리적인 기간 내에 잠정조치를 재검토하도록 의무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즉, 잠정조치를 취한 우리나라가 후쿠시마 수산물의 방사능 위험성에 대해 과학적 근거를 수립할 국제법적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후쿠시마 연안 수산물의 방사능 위험성에 대한 근거와 논리를 제대로 정립하지 못하면, 수입금지 잠정조치를 풀라는 일본의 거센 요구를 방어할 수 없게 됩니다. 

2. 그런데, 우리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가 ‘안전’하다고 인정하게 되면, 국제통상법에 따라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금지를 주장하던 우리의 논리는 현저히 약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우리의 수입금지 조치에 대한 일본의 WTO 제소 사건에 있어서 1심은 후쿠시마산 수산물과 한국산 수산물에서 의미 있는 차이가 없다며 대한민국 패소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다만 한국이 2심에서 승소했던 이유는 일본의 바다 환경과 한국의 바다 환경이 다를 수 있어 차별이 아니라는 취지의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현재 일본의 오염수 방출 방사선 영향평가보고서는 그동안 일본이 2011 원전 사고 이후 진행한 일본 바다 모니터 자료를 토대로 오염수 방출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습니다. IAEA도 일본의 해양 모니터 자료가 적정하다고 평가했습니다. 즉, 일본은 후쿠시마 인근 해역은 현재도 방사능 기준치 이내에 있어 위험하지 않다는 자료를 근거로 오염수가 추가로 방류되더라도 마찬가지로 안전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3. 일본측의 방사선 환경영향평가는 현재 후쿠시마 인근 해역이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보고 이에 기초하여 오염수 추가 방출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상황입니다. IAEA는 방사선 영향 모니터링 방법에 대해 보완을 요구하면서도 일본측의 평가 결과가 충분히 보수적이고 합리적이라는 입장입니다. 한국이 이런 일본과 IAEA가 내린 평가 결론에 동의한다는 것은, 후쿠시마 바다가 안전할 것이라는 데에 공식적으로 동의하는 것이 됩니다. 우리 정부가 WTO 분쟁 절차에서 ‘일본의 해역은 현재 안전하지 않다’고 주장해 온 논리는 흔들리게 되는 것입니다. 

더구나, 130만 톤 이상의 방사성 오염수를 ‘고의적으로 방류’하는 것이 안전하며 방류될 방사성 물질의 영향이 적다고 하는 우리 정부가, 12년 전의 ‘사고적 방류’로 인한 위험성을 기반으로 계속 수입금지 유지를 주장하는 것은 모순적이라고 평가될 가능성이 큽니다. 왜냐하면 일본의 바다는 지금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4.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 정부는 WTO 협정상 후쿠시마 연안 수산물의 위험성에 대해 자료를 모으고 입증할 부담을 지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후쿠시마 연안이 이미 방사성 물질에 장기적으로 오염 됐으며, 앞으로도 오염수 방류에 노출될 후쿠시마산 수산물이 얼마나 위험한 수준인지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한 조사와 연구를 진행해도 모자른 마당에, 오염수 방출에도 불구하고 일본 바다는 방사능 위험에서 안전할 거라는 일본 정부의 논리에 동조하는 길을 선택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정부에 묻습니다.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동의하면서 WTO 수산물 수입금지 조치 유지할 수 있습니까? 그렇게 보는 근거는 무엇입니까?

2023년 6월 19일

더불어민주당 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