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7차 원내대책회의 모두발언
□ 일시 : 2023년 5월 30일(화) 오전 9시 30분
□ 장소 : 국회 본청 원내대표회의실
■ 박광온 원내대표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는 간호법 재투표를 할 예정입니다. 여야 간에 간호법 수정안을 마련하는 방안을 놓고 여러 차례 대화를 했습니다만 접점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간호법에서 중시해야 할 것은 의료계 직역 간의 이해다툼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보건입니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병원에 갈 수 없는 국민이 백만 명이 넘습니다. 그리고 그 숫자는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그 백만 명의 보호자와 가족, 또 앞으로 더 늘어날 그 국민들, 간호법을 계기로 공공의료시스템을 더 보강해서 국민이 받아야 될 혜택까지를 생각한다면 간호법은 통과되는 것이 맞습니다.
오늘 간호법 재투표는 중대한 네 가지 의미를 갖습니다. 첫째, 국민의힘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느냐, 아니면 폐기하느냐입니다. 둘째, 국민의힘이 국민의 건강권을 귀하게 여기는지, 아니면 가볍게 여기는지입니다. 셋째,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 정치를 끝내고 야당과 정치 복원, 나아가 민생 회복의 길을 열겠다는 의지와 진정성을 갖고 있느냐를 보여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이 국민 통합의 국정 운영 기조를 중시할 것인지, 아니면 지금과 같은, 통합과는 거리가 먼 길을 계속 가실 것인지 선택하는 것입니다. 국민의힘에 거듭 촉구합니다. 백만 명의 간절한 국민과 절박한 가족들의 아픔을 외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국민의 편에서 재투표에 임할 것을 다시 한번 간곡하게 호소합니다.
지난 1년 동안 대한민국의 양극화와 불평등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조사결과를 보면 소득 상위 20%의 월평균 흑자액은 374만 원입니다. 흑자율이 42%에 이릅니다. 반면 하위 20%는 월평균 적자가 46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소득이 47%가 줄었습니다. 초부자 감세와 긴축 재정,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경제적 약자들의 고통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사회 초년생의 중산층 진입의 꿈은 더 힘들어졌고, 가난은 더 가난을 부르고 있습니다. 서민과 중산층 역시 경제적 어려움에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경제 불안, 소비 위축, 소득 감소의 경기 악순환에 빠진 것은 아닌지 매우 우려됩니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정부가 이런 상황에서도 특별하게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당장 원자재와 이자 비용이 커지면서 영세 자영업자는 생계가 어려워지고, 중산층 자영업자들은 저소득층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전체 자영업자의 연체율이 점점 오르고 있습니다. 사람 몸에 비유하면 열이 오르는 것입니다. 질병이 발생할 조짐입니다. 게다가 전기요금이 1년간 40% 가까이 올랐는데, 올해는 역대급 폭염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냉방비 걱정이 벌써부터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에 제안합니다. 우선 취약계층을 위한 에너지 추경을 편성하는 것을 비롯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정책 수단을 당장 동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경제 정책은 실질적 효과를 얻기까지 몇 달의 시차가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시작해야 합니다. 당장 추경을 논의합시다.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초부자 감세보다 GDP 증가 효과가 뚜렷하다는 것이 경제 선진국들의 교훈입니다. 경기 침체 상황에서 구두쇠 재정을 고집한다면 어려운 사람은 더욱 어려워지고, 우리 경제를 더욱 주름지게 만들 것입니다. 지출을 늘려서 경제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것이 정부가 지금 해야 할 아주 시급한 역할입니다. 동시에, 초부자 감세와 긴축 기조를 폐기해서 분배 흐름의 개선에 나서야 합니다.
■ 장철민 원내부대표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 결과, 국회 보고가 먼저입니다. 5박 6일간의 시찰단 일정이 끝나고 남은 것은 물음표밖에 없습니다. 시찰단 대부분의 일정은 불투명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데이터의 투명성과 교차 검증 가능성, 그 어떠한 부분도 명확하게 밝히지 못했습니다. 국민들께서 일본 정부가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고 왔는지 묻고 계십니다. 시찰단이 국민을 대신해서 감시활동을 하고 왔는지, 일본에 면죄부를 안겨주는 들러리 역할만 하고 돌아왔는지 반드시 규명되어야 합니다.
정부여당은 국민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괴담으로 치부하는 궤변만 늘어놓고 있습니다.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국민의힘도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려 하는지 국회 보고에 합의하지 않고 있습니다. 무슨 숨길 게 있어서 국민의힘만 시찰단의 보고를 받고, 보여주기식 대국민 보고만 한다는 것입니까? 국회에서 여야가 공동으로 검증해야 합니다. 정부는 시찰 결과를 하루라도 빨리 국회에 보고할 것을 촉구합니다.
국민의힘은 노골적인 선관위 장악 시도를 당장 중지하십시오. 정치적 중립성이 가장 요구되는 선관위원장에 대한 국민의힘의 사퇴 요구가 도를 넘고 있습니다. 노골적인 인사 장악을 통해 선관위의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하려는 불순한 의도입니다. 정부여당의 선관위 흔들기는 하루 이틀이 아닙니다. 국정원이 북한 해킹 시도를 핑계로 선관위와 사실관계 논쟁을 벌이더니, 이번에는 6년 임기가 보장된 선관위원장 사퇴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선관위의 자녀 채용 문제는 분명히 심각한 사안이지만 이를 빌미로 선관위를 장악하려는 것은 민주주의 파괴 행위입니다. 선관위의 내부 문제를 제대로 감시하고 자정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개선해서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민주정당이자 정부여당의 책임 있는 자세입니다. 총선을 앞두고 잘 걸렸다는 태도로 선관위를 접수하려는 태도는 매우 부적절하고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민주당은 헌법이 보장된 선관위의 독립성을 지키면서도 내부의 부조리를 청산하는 작업에 함께 하겠습니다. 국민의힘은 정치공세를 통해 선관위를 장악하려는 시도를 당장 중단해야 합니다.
■ 홍성국 원내대변인
지난주 한국은행에서 올해와 내년도 경제성장률에 대한 발표가 있었습니다. 지금 한국은행이 3달에 한 번씩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있는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내내 지속적으로 하강을 하고 있습니다. 0.2%에서 0.3%씩 3달에 한 번씩 성장률이 하강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 1.4%로 기존의 1.6%에서부터 하락을 했습니다. 특히 내수도 줄고 수출도 주는 것으로 기존 전망들이 계속 하향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그리고 내년도 전망도 2.4% 정도로 보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꾸준히 조금씩 하강하고 있어서 현재의 경기 침체가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한국은행은 스스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창용 총재도 유사한 언급으로 한국 경제의 구조적 어려움에 대해서 지난주 금통위가 끝난 다음에 브리핑을 했습니다.
조금 전 박광온 원내대표님께서도 말씀을 드렸지만 소득 분위별로 어디에 돈을 쓰고 있는가에 대해서 3달에 한 번씩 나오고 있는데, 1분위는 하위 20%입니다. 5분위는 상위 20%입니다. 이 파란색이 주거비, 수도비, 광열비입니다. 이 비중이 전체 소득의 어려우신 하위 20%가 23%를 쓰는데, 상위계층은 9.9%로 10%밖에 안 쓰고 있다는 것이 현재 소비의 가장 중요한 측면입니다. 반면에 보라색으로 나와 있는 부분이 교육비입니다. 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상류층은 교육비에 많이 쓰고 있는데, 저소득층 같은 경우에는 교육비 비중이 매우 낮게 나오고 있습니다. 이것은 장기적으로 한국에서 교육을 통한 새로운 계급의 형성을 나타날 수 있다는 굉장히 구조적인 우려사항입니다.
너무도 확연하게 드러나는 것이 주거, 광열, 수도비를 보면 1분위는 23%, 2분위는 19%, 3분위는 12%로 우리나라의 절반 이상의 국민들은 주거비, 연료비 그리고 이번에 여름에 냉방비가 나왔을 때 전부 다 이쪽에 대한 소비를 늘릴 수밖에 없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대표님도 말씀하셨지만 소득 1분위 같은 경우에는 본인들이 이번에 적자율이 한 달에 전체 가구의 62.3%입니다. 62.3%가 지금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이고 누적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국면에서 적자율이 떨어졌던 것은 누가 뭐라고 해도 추경을 통해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정을 지원했기 때문에 그렇고, 1년 동안 정부의 지원이 없게 되니까 1분위, 2분위의 우리나라 국민의 한 40% 정도는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시간대별로 한번 살펴보게 되면, 소득 하위 계층을 보면, 작년도 3분기, 4분기, 1분기입니다. 수도, 광열비가 늘어나면서 다른 쪽을 줄이고 있습니다. 음식료 등을 상당히 줄이고 있고 보건비용도 줄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초적인 삶이 굉장히 어렵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반면에 상류계층들은 상위 20%는 교육비가 늘고 있습니다. 음식, 숙박 같은 최근에 우리나라 민간 소비가 좋아지는 것은 여전히 코로나 이후에 보복 소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1분기에 결혼식이라든가 이런 것이 굉장히 많이 늘었고, 여러분 아시다시피 신차 구입이 굉장히 많이 증가했습니다. 이것은 전부다 1분위에 해당되는 것입니다.
경제를 놓고 보다 보면 5분위가 경제의 인원수는 똑같아도 소비 씀씀이가 크기 때문에 경제 전체의 모습은 5분위 상위 20%를 따라가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착시효과가 나타나서 한국 경제가 괜찮다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한국 경제는 조금 있으면 장마가 시작될 텐데, 가랑비에 옷 젖듯이 계속 조금씩 옷이 젖어가고 있고, 그러한 것 중에 가장 취약한 1분위 하위계층들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박광온 원내대표께서 말씀하신 대로 어떤 특단의 대책을 지금 하지 못하게 되면 올가을과 겨울부터 우리나라의 서민들은 더 어려운 국면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은 윤석열 정부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충언을 드립니다.
■ 유정주 원내부대표
오늘 발언은 과거 역사 이야기로 시작해야겠습니다. 과거 1592년 임진왜란은 왜군이 부산진을 공격하면서부터였습니다. 구한말 일본 제국주의의 침탈은 부산의 초량왜관을 교두보로 삼으며 시작되었습니다. 역사적으로 부산은 일본이 한반도를 침략할 때 교두보로 삼은 통한의 땅이요, 침략의 거점이었습니다. 그런 부산에 욱일기가 들어왔습니다. 그냥 들어온 것도 아니고 내일로 예정된 다국적 해양차단훈련인 아태순환훈련에 참여하는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에 달려서 부산 앞바다에서 펄럭이고 있습니다. 과거형이 아닌 현재형입니다. 그런데 아무리 역사 인식이 저열하더라도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에 대해 윤석열 정부와 여당 그 누구도 문제 삼지 않고 있습니다. 예상한 일이긴 합니다.
그중에서도 국방부의 답변은 더욱 가관입니다. 일본의 함정에서 펄럭이고 있는 깃발이 욱일기와 형태가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욱일기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해에도 ‘일본 자위함기는 욱일기와 형태가 조금 다르다. 형태가 아주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저희는 자위함기라 생각한다’라고 한 바 있습니다. 일본의 욱일기 홍보 자료를 보겠습니다. ‘해상자위대 자위함기와 육상자위대 자위대기는 욱일 모양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라고 하고 있습니다. 당사자인 일본은 같다고 하는데 우리가 나서서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는 희한한 상황입니다.
민주당은 지난 2월 순국선열에 대한 보훈 사업을 보다 더 활발하게 하기 위해 국가보훈처를 국가보훈부로 승격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동의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 한편에서는 과거 침략의 상징이 부산 앞바다에 들어온 것에 대해 아무 말 하지 않고 오히려 두둔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음 주 화요일, 6월 6일은 현충일입니다.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던 윤석열 대통령님, 현충원 참배를 하실 예정입니까? 국방부 장관도 참배 예정입니까? 순국선열의 면전에 당당히 고개를 들고 가실 예정입니까? 참 부끄럽습니다.
한 가지 더 보태면 주요 공약 파기가 습관화된 윤석열 정부의 무책임함 또한 부끄럽습니다. 오늘 본회의에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한 간호법이 재상정될 예정입니다. 국민의 건강권과 직결되는 법입니다.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였습니다. 당시 정책본부장이었던 원희룡 장관은 ‘국민의힘은 누구 못지않게 앞장서서 조속히 간호법 입법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후보께서 직접 약속을 하셨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심각한 인지부조화에 따른 자기부정행위입니다. 윤석열 대통령님, 한입으로 두말하지 마십시오. 국민 보기 부끄럽지 않습니까?
끝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고개를 떳떳하게 들 곳은 대한민국이지 일본이 아닙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현 정부의 역행하는 행보가 현재 대한민국의 대표 자화상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2023년 5월 30일
더불어민주당 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