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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차 정책조정회의 모두발언

제127차 정책조정회의 모두발언


□ 일시 : 2023년 4월 27일(목) 오전 9시 30분

□ 장소 : 국회 본청 원내대표회의실


■ 박홍근 원내대표


어제 우리 당과 야권 의원 182명은 ‘50억 클럽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의 신속처리안건 지정 요구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습니다. 국민 다수의 요구에 따라 정족수 3분의 2에 가까운 의원이 동참했습니다. 압도적 국민이 명령한 특검 도입으로, 진상을 밝혀 제대로 처벌해야 합니다. 윤석열 검찰은 증거가 명백한 50억 클럽은 제 식구 감싸기, 부실 수사로 재판마저 졌습니다. 김건희 여사 의혹들에는 죄다 면죄부만 남발해 왔습니다. 오늘 본회의에서 특검법 신속처리안건 지정 요구 동의안을 반드시 의결해 윤석열 정치검찰의 자의적이고 선택적인 법치에 경종을 울리고, 더 이상 ‘유검무죄, 무검유죄’가 통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정부여당이 무책임하게 말을 바꾸며 그 어떤 중재력도 발휘 못한 간호법, 의료법 등 국민의 삶과 직결된 법안 처리와 ‘방송법’ 부의도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 어제도 국민의힘은 새삼 대통령의 방미를 핑계로, ‘사회적 갈등’ 운운하며, 법안 처리에 또다시 반대 입장을 내놨습니다. 대체 그동안 국민을 편 가르고, 입법부를 폄훼하며, 독선과 오만의 국정운영으로 갈등을 촉발한 당사자가 누구입니까? 야당을 적으로 규정하고, 집권당은 용산 한마디에 여야 합의도 손바닥 뒤집듯 파기하면서 입법부 존재마저 부정하고 있습니다. 법사위는 모든 법안을 막기 위한 ‘방탄 상임위’가 된 지 오래입니다. 민주당은 국민 다수가 지지하는데도 여당 몽니에 발목 잡힌 법안들을 엄선해서 국회법에 따라 처리 절차를 밟아왔습니다. 국민이 원하는 ‘일하는 국회’가 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이견이 적은 법안들은 신속히 합의 처리하고, 이견이 큰 법안들은 숙의 토론의 시간을 갖되 압도적 국민이 찬성하는 법안들은 여야가 만든 국회법대로 처리하는 것이 갈등을 줄이는 길입니다. 시급한 전세사기 피해 대책법도 민주당은 더 속도를 내서 처리하겠습니다. 


“친구가 친구를 염탐하는가”라는 NBC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신뢰가 있다면 흔들리지 않는다”며 끝내 미 정부의 대통령실 도청에 면죄부를 줬습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그대로 현실화되었습니다. 이번 한미정상회담은 단순한 국빈 방문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그토록 강조했지만, 의전과 환대를 대가로 철저히 국익과 실리를 내준 회담이 된 셈입니다. 한미 정상은 오늘 새벽 ‘워싱턴 선언’을 발표했습니다. 북핵에 대한 미국의 공약을 선언문으로 명시하고, 핵과 전략기획을 담당하는 공동협의체를 만들어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신뢰도를 높이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안보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2021년 한미정상회담에서 진전된 것이 없으며 기존 미국의 핵우산 정책과 크게 달라진 것이 무엇인지 되묻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이번 회담에서 반드시 3대 의제를 관철하라고 요구해왔습니다. 그러나 출발 전부터 윤석열 대통령이 외신 인터뷰를 통해 설화를 일으키며, 처음부터 논의의 중심축이 미국이 원하는 대로 옮겨졌습니다. 북핵,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요청 등 안보 이슈가 주요 의제가 된 것입니다. 첫날 대통령실이 넷플릭스 투자 등을 요란하게 홍보했지만, 이는 올해 초부터 국내 언론에 보도되었던 만큼 이미 예정됐던 사안으로 순수한 순방의 성과라 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우리 대통령실은 넷플릭스를 포함, 미 기업의 투자 규모가 59억 달러에 이른다고 홍보했지만, 삼성·현대차·SK 등 한국 기업들이 바이든 정부 들어 1천억 달러, 우리 돈으로 133조 5천억 원을 투자했다며 대대적으로 미국 정부가 선전해온 것에 비하면 그야말로 초라하기 그지없습니다.


반도체법, IRA 등 산업규제는 당장 우리 경제와 직결된 문제입니다. 하지만 “한국 기업들이 미국의 반도체법과 IRA법에 대해 불안해한다”는 기자 질문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이 잘 되는 것이 미국의 압도적 이익에 부합한다”는 모호한 회피성 답변만 내놨습니다. 기밀 정보 제출, 초과 이익 공유, 중국 투자 제한 같은 독소조항에 대해 우리 기업이 최대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얼마나 노력했는지, 또 정상회담 직전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한 “중국이 미국 마이크론을 제재할 경우 삼성과 SK하이닉스가 그 빈자리를 채우지 못하게 해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는 어떤 해법이 있었는지 아무런 설명이 없습니다. 그저 윤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과 반도체법이 첨단기술 분야에서 양국 간 공급망 협력을 더욱 강화시켜 나갈 수 있도록 긴밀한 협의와 조율을 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을 뿐입니다. 향후 국가경쟁력, 나아가 대한민국 경제를 좌지우지할 핵심적이고 중차대한 사안이기에 민주당뿐만 아니라 기업, 국민 모두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인데, 윤석열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얻었습니까?


윤석열 대통령은 백악관 잔디광장 공식 환영식에서 “한미 동맹은 이익에 따라 만나고 헤어지는 거래 관계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심지어 윤석열 대통령 순방 일정 중에,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부디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를 들러리쯤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자유라는 보편적 가치를 수호하기 위한 가치 동맹’이라는 화려한 수사가, 결국 국익과 국민의 기대를 모두 수포로 만들어야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미국의 국익은 분명한데 우리 국익은 흐릿할 뿐입니다. 국민은 이런 퍼주기 외교를 대체 얼마나 더 용인해야 하는지 묻고 있습니다. 부디 남은 체류 기간, 우리 국민의 우려를 불식하고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를 끝까지 해결해 오는 데 최선을 다해 주시기 바랍니다.


■ 김민석 정책위의장


오늘 뉴욕타임스 1면을 보면 ‘북한이 핵으로 한국을 공격하면 미국이 핵으로 북한을 공격한다’라는 이번 한미 정상 간의 합의는 역으로 북한 핵의 존재를 인정하고 북이 핵 개발을 고도화해서 한국을 때릴 때까지 북핵 개발을 억지할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는 놀라운 인정이다, 영어로는 ‘striking admission’이라는 표현을 쓴 그런 분석 기사를 1면에 실었습니다. 대한민국이 핵 공격을 받고 북한에 핵을 쓰는 것이 무슨 의미 있는 획기적인 정책이 되겠습니까? 핵 공격을 받고 나서 대한민국이 남아있겠습니까? 중국 견제를 핵심으로 하는 미국의 인태 전략은 한미일, 북중러의 진영구도를 새롭게 창출해서 한편으로는 중국이 북한의 핵 개발을 억지할 동기를 줄이고 또 한편으로는 북한의 핵 개발을 가속화하는 공간을 열어주는 그런 의도치 않은 정치, 군사, 외교적 부작용이 있습니다. 인태 전략의 동맹 이익과 북핵 저지라는 대한민국 국가 이익 사이에는 이런 미묘한 상충과 맹점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이런 인태 전략의 한국 국가 이익과의 상충과 맹점을 과연 알고는 계십니까.


한국의 독자 핵개발론을 공식적으로 차단하고 그리고 한반도 핵 사용 권한을 미국의 단독 권한임을 다시 한번 재확인한 이번 한미정상회담의 합의는 사실은 역대 진보, 보수, 모든 한국 정부가 추진해왔던 확장억제 전략에 비해서 획기성, 종합성, 실효성 모든 면에서 큰 진전이 없습니다. 미국의 말만 믿지 않고 자주국방을 시도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나 미국과 동맹을 하면서도 때로는 벼랑 끝 전술을 추구하면서 대일 독자성을 지키고 일본을 견제해왔던 이승만 전 대통령이 지금 돌아온다면 매우 실망했을, 가성비 낮은 저자세 외교였다, 이렇게 봅니다.


결국 한미 간의 동맹 이익을 존중하면서도 대한민국의 국가 이익을 지키는 몫은 민주당의 몫이 되었습니다. 민주당은 다음을 추진하겠습니다. 우선 이번에 불명료하게 남겨둔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과 관련해서 분쟁 지역에 군사 지원을 할 경우에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된다는, 현재의 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당론에 입각해서 발의한 법을 신속하게 통과시키겠습니다. 두 번째로는 최근에 한미, 그리고 북한 간에 군사적 긴장 관계 속에서 차단된 비상군사연락소는 최소한도의 양측의 오판과 불의의 사태를 막기 위해서 조속히 재개통 되어야 한다, 그를 위한 노력을 한미 양측이 해야 한다는 점을 촉구해가겠습니다. 세 번째로는 문재인 정부에 이르기까지 역대 정부가 공감대를 높여왔고 최근에 미국과 호주 간에 이미 진행이 된 핵추진잠수함의 한국 도입 요구를 계속해서 명료하게 해나가겠습니다. 네 번째로는 미국 각종 공문서에 독도를 명확하게 표기하는 등 미국이 한미일 관계의 정상화를 요구한다면 의당 미국 입장에서 해야 할 일본의 역사 왜곡 시정에 대한 미국의 협력을 요구해가겠습니다.


도청이 한미 간에 필요 없는, 그런 투명하고 성숙한 한미 간 상호소통체제의 확립을 한미 양측에 요구하고 확인하고 그렇게 하겠습니다. 윤 대통령의 미숙한 우크라이나 발언 때문에 직격탄을 맞은 기업들의 이익도 보호되어야하기 때문에 러시아 진출 한국 기업들과의 간담회를 포함해서 러시아 진출 한국 기업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각종 노력을 하겠습니다. IRA, 반도체법 뿐 아니라 최근에 한국 자동차에 대한 보조금 하나도 없이 끝난 미국의 자동차 보조금 정책 등 미국이 보다 꼼꼼하게 한국 기업들에 대해서 경제적 평등 대우를 할 수 있도록 미국에 대해서 보다 꼼꼼한 경제적 평등 대우 요구를 정리해서 미국 측에 전달하겠습니다. 이상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민주당이 독자로 방미단을 보낼 것을 당 지도부에 건의하겠습니다. 전 세계 최대 강국 미국과의 외교는 첫째 법치주의, 둘째 합리주의, 셋째 세계평화라는 가치외교, 넷째 당당함, 이 네 가지로 하는 것입니다. 민주당이 김대중 대통령 이래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존중까지 받으면서 세계에서의 외교 위상을 높여왔던 그 전통을 이어나가겠습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입니다. 대통령 배우자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넷플릭스 보고 건도 그렇고, 최근 방미에서의 사진을 보아도 그러한 현상은 계속되고 있고, 최근에는 신평 변호사의 거의 ‘건비어천가’ 수준의 ‘대통령 최고 정치 자산’ 발언까지 나왔습니다. 이런 문제를 더 이상 시중에 농담거리로 놔두는 것보다는 정상적인 국정의 시스템 속에서 다뤄나가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민주당은 용산 이전 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그러한 여러 가지 이전 운용 보안 문제를 처리할 수 있는 대통령 집무실법, 그리고 천공 방문 시비로 문제가 됐던 그러한 의혹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대통령 관저법, 그리고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대통령 비서실법과 함께 적절한 역할과 지원 시스템을 공적으로 안정화시키는 대통령 배우자법의 ‘대통령 4법’을 곧 성안해서 발의하겠습니다. 대통령 배우자의 적절한 활동이 어느 선인가에 대해서 국민의 공론에 붙여서 국민적 합의를 만들어가겠습니다. 그것이 국민과 대통령, 배우자 모두를 위해서 좋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끝으로 검찰총장 특활비 공개에 대한 대법원 판결은 매우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서 대법원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검찰이 자의적으로 지연하고 공개 방법을 별도로 변경하려는 시도를 보고 있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투명하지 못할 것 같아서 공개하라고 했는데 그 공개를 요구받은, 투명성을 요구받은 당사자들이 그 투명한 공개에 대해서 스스로 시간을 정하고 방법을 바꾼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이것을 신속하게 그리고 투명하게 처리할 것을 검찰 측에 다시 한번 요구하고, 이것이 적절하게 신속하게 되지 않을 때에는 신속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습니다.


■ 강민정 원내부대표


이제 원내부대표 임기가 마무리됩니다. 저는 매번 그동안 발언할 때마다 교육에 관한 이야기를 빠뜨리지 않았습니다. 하루도 쉬지 않고 날선 정치적 공방들이 오가는 현실 속에서 누군가에게는 한가로운 이야기로 들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그 누구보다도 절박한 심정으로 외쳤습니다. 교육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결정하고, 우리 사회를 살아가고 만들어갈 시민의 모습을 결정하는 너무나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교육만큼 정치적인 것이 없고 교육은 언제나 충분한 정치적 관심을 받아야만 합니다. 


그러나 말한 것보다 말하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아 아쉬움도 남습니다. 지난 1년은 새로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무지막지하게 쏟아내는 퇴행적 교육 정책들을 따지기만도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잘 모르면 전문가를 찾아 쓰면 된다고 호기롭게 얘기했던 윤석열 대통령은 어디로 갔는지 교육부 장관 임명 단계부터 대참사 연속이었습니다. 방석집 논문 심사로 청문회도 가보지 못하고 중도 사퇴한 장관 후보자, 만 5세 조기입학으로 불과 34일 만에 조기 사퇴한 장관, 적임자를 찾지 못해 결국 다시 돌아온 MB맨 이주호 장관, 우리 교육과 아이들을 결코 맡길 수 없는 부적격자들의 향연이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느닷없이 교육개혁을 이야기하니 그 개혁이 개악이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했습니다. 산업 인재 양성을 유일무이한 교육 목적으로 만들고, 교육감 자리 욕심에 해방 이후 줄곧 견지해왔던 교육 자치 원칙도 내팽개치려 하고 있습니다. 정책도 문제지만 추진 과정 또한 문제였습니다. 국가교육위원회나 시도교육청 패싱은 두말할 것도 없고, 국민적 합의도 자신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가볍게 무시했습니다. 


작년 말 자유 민주주의란 표현을 고집스럽게 교육 과정에 넣었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지난 1년 입으로만 자유를 부르짖는 사기꾼들에 교육이 농락당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학교에 스크린 골프장을 지을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것, 에듀테크나 방과 후 교육업체가 학교에 들어올 활로를 열어주는 것이 곧 교육개혁이라 생각하는 저들을 가만두고 볼 수 없습니다. 전례 없는 감염병 위기에 상처받은 아이들을 외면하고, 스스로 목숨 끊는 아이들 소식이 일상이 되고, 교육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교사와 학부모들의 요구를 외면하는 저들을 두고 볼 수 없습니다. 지난 1년 이 자리를 통해 외쳤듯,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계속 동료 의원님들과 국민 여러분께 함께 분노하고, 함께 싸우자고 외치겠습니다.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 일정이 진행되고 회담 결과가 오늘 아침 발표되었습니다. 방미 전부터 러시아와 중국을 적대국으로 만들었던 대통령의 무모함이 불러온 불안과 공포가 해소되기는커녕, 오히려 정상회담을 통해 다시 확인된 셈입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수성을 감안해 전쟁이 아닌 평화를 지켜내야 할 대통령이 북한 핵 공격과 이에 대한 핵 반격을 적시함으로써 한반도 핵 전쟁위기를 고조시켜 남북한 공멸 위험을 높이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 보도로 드러난 대통령실에 대한 미국의 도청에 대해서도 ‘용인할 수 있는 일’이라는 발언을 한 대통령을 보며 뒷목이 당길 지경입니다. 미국 내에서도 도청이 대통령직을 내려놓을 사안이라는 것이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드러난 마당에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대통령은 우리나라 최고위 정보가 다뤄지는 대통령실이 뚫렸는데 이리도 한심한 발언을 하고 있는 겁니까? 우리 것을 다 털어가도 좋다며 국제적 호구를 자청하는 것이 윤석열 대통령 외교의 목적입니까? 


미국 요구에 맞추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의 일환으로 일본에 ‘100년 전 일로 무릎 꿇으라 할 수 없다’라고 한 대통령 발언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민은 식민지배를 부정하고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일본에 면죄부를 줄 권한까지 대통령에게 준 적이 없습니다. 더구나 언론에 책임을 떠넘기면서 대통령 발언을 감추려 한 대통령실과 여당의 비겁하고 철면피한 거짓말과 우기기는 이제 윤석열 정부에 대한 최소한의 인내심조차 저버리게 하고 있음을 분명히 지적하는 바입니다. 


미국 정부에도 촉구합니다. 대통령은 작년 방한 시 한국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를 비롯해 한국은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는 반면 미국 정부는 IRA 보조금에서 한국차를 배제했습니다. 이것이 동맹이고, 신뢰이고, 그리고 투자에 대한 대가입니까? 윤석열 정부의 저자세 굴종 외교는 당장 발등에 떨어진 반도체법과 한국 전기차 지원 배제, 철강 추가 관세와 같은 현안 해결은커녕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재의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동조할 것을 요구받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미국의 명백한 주권 침해 행위에 대통령은 속수무책으로 대응하고 있을 뿐입니다. 대일, 대미 굴종 외교로 국익을 훼손하고 국격과 국민 자존감을 실추시키고 국가 안위마저 위태롭게 하는 윤석열 대통령이야말로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할 것입니다.


■ 박영순 원내부대표


윤석열 대통령이 좌충우돌 무개념 외교로 대한민국을 위기에 빠뜨리고 있습니다.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취임 직후 조문 없는 조문에 이어 ‘바이든-날리면’ 논란으로 시작된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참사는 집권 2년 차에 접어들어서는 오히려 국익을 해치는 수준까지 치닫고 있습니다. 굴욕적인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이른바 ‘퍼주기 외교’라는 비판을 받았던 윤석열 대통령이 이제는 경솔하고 정제되지 않은 발언으로 주변 국가와의 관계마저 악화시키는 이른바 ‘자해 외교’를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방미 직전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크라이나와 대만 문제로 러시아와 중국을 강하게 자극했고, 그 결과 일거에 한러, 한중 관계를 적대 관계로 탈바꿈시켰습니다. 러시아는 극동에 막강한 전력을 배치하고 있는 군사 강국일 뿐 아니라 수많은 우리 기업이 진출해 있고, 무려 16만 명의 교민이 살고 있는 나라입니다. 또한 중국은 우리나라의 제1교역국이자 미국과 세계 패권을 놓고 다투고 있는 G2 국가입니다. 현재 한러 관계는 1990년 수교 이후 33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으며 중국 외교부는 차마 입에 담기 힘들 정도의 극언까지 사용해가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경솔한 말 한마디로 인해 러시아와 중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과 교민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는 것입니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다는 냉혹한 국제 정치 무대에서 외교의 기본 원칙은 첫째도 국익, 둘째도 국익, 셋째도 국익입니다. 대한민국은 지정학적으로 미일중러라는 사대 강국에 둘러싸여 있고 남과 북이 분단돼 치열하게 대치하고 있습니다. 이런 까닭에 대한민국의 외교는 어느 한쪽에 치우치기보다 국익에 기반한 유연한 외교, 균형 외교를 펼쳐야 한다는 것이 외교가의 중론입니다. 탈냉전 이후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역대 모든 정부가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이 같은 원칙의 바탕 위에서 외교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해왔습니다. 


그럼에도 윤석열 정부는 출범 이후 일관되게 국익에 반하는 경직된 외교, 특정 국가에 편향된 굴종 외교를 벌이고 있습니다. 과거사에 대한 사죄는 고사하고 여전히 독도를 자신의 땅이라고 우기며 역사 교과서 왜곡을 자행하는 일본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먼저 나서서 면죄부를 주고 있습니다. 반면 대북 문제의 중요한 키를 쥐고 있으며 경제적으로도 큰 교역 상대국인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자극으로 긴장 관계를 고조시키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러시아와 중국을 건드려 긁어 부스럼을 낸 이유가 무엇인지, 무슨 이득을 얻기 위한 것인지, 동북아와 한반도를 냉전 시대로 회귀시키는 것이 과연 국익에 무엇이 도움 되는지 분명하게 답변해야 합니다. 


한미동맹이 아무리 중요해도 국익과 맞바꿀 수는 없습니다. 미국이 북핵 위협에 대한 안전을 보장하고 우리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과 대중 봉쇄에 동참하는 것은 결코 성과가 될 수 없습니다.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라는 더 큰 새로운 위협을 만들겠다는 말과 다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기에 빠뜨리는 자해 외교를 즉각 중단하시고 미일중러 4강에 대한 균형 외교를 요구합니다.


■ 김수흥 원내부대표


제가 원내부대표를 지난 1년여 동안 박홍근 원내대표님을 모시고 일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의 1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정치인으로서 참담한 심정입니다. 불과 1년도 채 안 돼서 대한민국은 검사독재 공화국, 외교·안보 등 참사 공화국, 대기업과 가진 자 공화국이 되더니 급기야는 위기의 대한민국으로 전락했습니다. 대통령이 국민의 삶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대통령을 걱정하는 나라, 결국 대한민국 국격은 미국의 속국으로 전락했고 대일본 굴욕을 넘어서 백여 년 전 역사의 유산과 교훈을 한순간에 허무는 과오를 범했습니다. 


또한 윤석열 정부는 기후 위기, 지방 위기, 청년 위기, 농촌 위기를 내팽개치고 오직 가진 자, 대기업, 수도권만 생각하는 분열의 대한민국을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청년 위기는 수도권 전세사기로 이어져서 수많은 청년들을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으며 농촌 위기는 결국 농업 포기 선언이 되었습니다. 지방은 청년뿐만 아니라 누구도 거주할 수 없는 퇴보의 공간으로 전락했습니다. 위기의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야 합니다. 대통령은 불통의 정치에서 국회를 존중하고 오직 국민만을 생각하면서 민생을 풀어나가야 합니다. 


최근 삼성, SK 등 몇 개의 대기업과 상위 5% 부자들을 위한 감세 정책은 불과 몇 달 만에 대한민국 곳간을 텅텅 비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 정부 탓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착각에서 대통령은 하루빨리 벗어나야 합니다. 외교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과 일본만을 상대로 성공적인 외교를 이끌어낼 수 없습니다. 특히 한반도의 평화를 둘러싼 외교는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으로 균형 외교를 달성해야 합니다. 그게 시대적 과제입니다. 윤석열 정부에 간곡히 호소드립니다. 정치를 복원하십시오. 그리고 민생을 살리면서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기회의 대한민국이 되도록 인사 혁신, 정책 전환을 통한 국정의 대전환을 촉구합니다.


■ 위성곤 원내정책수석부대표


어제 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오염수 방류 시설인 해저 터널 굴착을 마쳤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6월 말까지 오염수 방류 관련 설비 공사를 마치고 7월 이후부터 원전 오염수를 방류한다는 일본의 계획이 착착 진행되고 있습니다.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는 이제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정부에게 다시 한번 묻습니다. 정말 당장 7월부터 130만 톤, 혹은 그 이상의 원전 오염수를 방류해도 문제가 없는 것입니까? 


원전 오염수 방류 임박 소식에 국민 불안도 극에 달하고 있습니다. 어제 보도된 제주 지역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도민 10명 중 9명이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을 반대했으며, 응답자의 26%는 ‘방류 후에 아예 수산물을 구매하지 않겠다’고 응답했습니다. ‘정부가 반대 의견을 표명해 방류를 막아야 한다’는 응답은 71.9%에 이르렀습니다. 


정부는 더 이상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외면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검증을 어떻게 할 것인지 분명한 입장을 밝히기 바랍니다. 일본 정부의 철저하고 투명한 정보 공개 요청과 검증 전까지 방류 중단을 촉구하시길 바랍니다. 일본 정부가 이에 응하지 않는다면 국제해양법 절차에 따라 잠정조치를 요구하고 태평양 연안 국가들과 함께 국제적 연대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우리 당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 대책위원회 활동을 통해 오염수 방출 저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 나갈 것입니다. 저 또한 위원장으로서 막중한 책임을 가지고 임하겠습니다. 정부는 더 거대한 국민적 분노에 직면하기 전에 현실을 직시하고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일본 정부를 비호하는 데 쓰는 게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2023년 4월 27일

더불어민주당 공보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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